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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협의회 학술 세미나, 한국종교의 이상세계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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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2 작성일 19-05-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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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세계 실현하려면 인간 각자 책임 다해야”



각 종교가 추구해 온 이상세계의 본질과 공통점을 이해하고 그 실현 방법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종교협의회(회장 유경석)와 세계평화교수협의회(회장 손대오)는 기원절 1주년을 맞아 8일 서울 청파동 가정연합 8층 강당에서 ‘한국종교의 이상세계 실현’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각 종단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발표자들은 각 종교의 이상세계의 개념과 특징, 실현 방법 등을 교리와 창시자 언설(言說)을 근거로 소개했는데, 원불교와 이슬람교, 대종교, 가정연합은 이상세계 실현을 신의 구원사역에 의존하기보다는 인간 각자의 수행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가정연합은 한발 더 나아가 수행의 기본단위를 가정으로 확대시켰다. 



김도공 원광대 교수는 ‘원불교 이상사회론의 의미와 해석 방향’이라는발표에서 “불교와 원불교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원불교의 이상사회론을 불교의 미륵불(彌勒佛)과 용화회상(龍華會上) 사상에 비추어 설명했다. 김 교수는 “불교에는 석가세존이 입멸한 뒤 56억7000만년이 지나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이 세상에 출현해 모든 중생을 제도해 낙원 즉 용화회상을 이룬다는 미륵사상이 있는데, 이 미륵사상은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의 가르침에도 깊숙이 뿌리내려져 있음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용화회상을 “부처가 세상에 가득 차서 성속의 구별이 없어지고, 도덕에 구애가 없어진 원만 평등한 세상”이라고 설명하고, 그 실천 방법으로 “금강(金剛) 같은 성품을 체득하려는 자세와 현실사회에 대한 건전한 비판, 개혁과 진보의 정신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신만종 한국이슬람교 이사장은 ‘이슬람교의 이상세계 실현’이란 발표에서 “이슬람은 이상세계의 실현을 현세와 내세의 삶을 통해서 동시에 실현함을 의미한다”며 “유한한 현세의 삶은 내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은 이상세계의 실현을 위해 현세의 삶 속에서 무슬림 개개인이 스스로 체험하도록 가르친다”고 소개하고, “예배를 근행하며 느끼는 마음의 평화는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확신이 주는 가장 완전한 이상세계 체험”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는 빈곤기아로 허덕이는 빈국이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며 “예언자 무함마드의 모범적인 삶을 통해서 보인 계율을 지키고 따르며 오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상세계를 향한 최상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양종 대종교 종무원장은 ‘대종교의 이상세계 실현’이라는 발표에서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은 대종교 교리의 본질로서 궁극적으로 완성하고자 하는 이상세계”라며 “대종교 경전 신사기(神事記)에는 하늘·땅·사람이 어우러져 우리가 되는 세상을 만들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주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종무원장은 “홍익사상은 자리(自利)나 이타(利他)에 치우지지 않는 ‘우리의 이익’이 됨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이는 시공을 초월해 우주적 보편성을 띤 사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홍암은 삼법수행(三法修行)을 당부했는데, 이는 마음공부, 숨공부, 몸공부가 인간과 사회의 질적 변화를 추구하는 수행의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8일 가정연합 8층 강당에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원불교, 이슬람교, 대종교, 가정연합 소속의 발표자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항제 선문대 교수는 ‘가정연합의 이상세계 실현론’에서 “가정연합에서 말하는 이상세계는 천일국(天一國)”이라고 소개하고, “가정연합을 창시한 문선명 선생에 따르면 천일국은 두 사람(天=二人)이 하나(一) 된 나라”라고 설명했다. 즉, 유·무형 실체세계를 하나로 아우르는 천주의 평화와 통일이 이루어진 세계요, ‘한 하나님 아래 한 가정’을 이룬 세계라는 것이다. 그는 또 “천일국 실현이 문 선생의 일관된 생애였다”고 말하고, “문 선생은 인종과 종교 등을 초월한 교차축복결혼(국제합동결혼식)을 제시하고 실천에 옮겼으며, 전 세계 3억6000만쌍이 교차축복결혼을 받음으로써 천일국 형성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국민’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기원절은 천일국 실현을 연차로 보고하는 국민의식이며, 천일국은 오는 봄과 같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인류의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유경석 회장은 인사말에서 “종교는 평화로운 세계를 추구해 왔으나 본래의 사명에 역행해 분쟁과 갈등의 씨앗이 돼 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위기에 처한 인류를 평화로 인도하기 위해 종교가 주체적인 책임을 다해야 하고, 연대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대오 회장은 “암울한 현실과 미래 전망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내일의 이상세계를 믿고 추구하는 것이 종교계”라며 “종교가 이 끈을 놓아버리면 인류는 폭력이 지배하는 ‘동물농장’에 살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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