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종교는 개인의 구원을 넘어 자비, 사랑, 용서의 마음으로 인류의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종교협의회(회장 이동한)가 ‘한국종교의 이상세계론’이라는 주제로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2013 한국종교협의회 학술세미나’ 참석 패널들이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 옛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 성화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이동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종교의 본질은 개인 구원도 있지만 결국은 평화다. 모든 사람이 인류의 평화를 원하고 있지만 평화가 깨지는 이유는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먼저 대화가 필요하다. 이 시간을 통해 각 종단의 이상세계와 가치관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세미나의 기조발제에는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이 ‘한국 종교와 이상세계론, 그 연구를 위한 시론’이란 주제로 나섰다. 이어 주명철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불교의 서방정토론’, 양종 대종교 종무원장이 ‘대종교의 이화세계 홍익인간론’, 김항제 선문대 교수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천일국론’이라는 주제로 각 종단의 이상세계를 조명했다.
기조발표자 윤승용 소장은 “한국에는 수많은 종교들이 존재하고 그 종교들은 모두 자신의 이상세계를 가지고 있다”며 “종교의 이상세계는 피안보다는 차안의 성격이 상당이 강하다. 그리고 종교적이라기보다 상당히 세속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갤럽의 종교 관련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선민사상이 강하며, 모든 종교의 진리는 비슷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정 교리에 집착하지 않는 현세주의적 사고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 김항제 선문대 교수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천일국론’이라는 주제로 가정연합(옛 통일교)의 이상세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항제 교수는 가정연합이 바라는 이상세계관에 대해 유·무형(영·육) 실체뿐 아니라 지구촌을 하나로 아우르는 평화세계를 이야기했다. 김 교수는 “천주평화통일국 곧 천일국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가지고 있는 이상세계의 비전을 담고 있다”며 “천일국에서 말하는 메시지는 유·무형 실체적 세계 곧 육과 영의 세계를 하나로 아우르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일국은 하나님 아래 한 가정으로서의 세계를 지향한다. 타종교의 이상세계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문선명 총재가 설명한 천일국은 궁극적으로 마음과 몸이 하나 되고, 하나님과 인류가 하나 되는 평화의 이상세계를 가르쳐 왔다”고 밝혔다.
앞서 양종 종무원장은 대종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이상은 홍익인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가 지향하는 것은 모두 같은 것이다. 표현 방식이 다르지만 세계평화를 지향한다”며 “대종교가 지향한 홍익인간의 이념에는 한민족의 협동, 단결, 권선징악 등 국민정신의 기초인 동시에 국가와 종교를 뛰어넘는 인류의 상생가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명철 교수는 불교에 관해 “‘무량수경’에 있는 극락정토는 ‘최상의 행복이 있는 곳’인 동시에 ‘깨달음의 경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불교인들은 탐욕, 화냄, 어리석음을 벗어난 청정한 세계를 바랐다. 인간의 더러운 욕망을 벗어버리고 아름다운 극락세계를 그린 것은 어디까지나 ‘청정함’을 나타내기 위해 상징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술세미나에는 신만종 한국이슬람교 재단이사장, 김철회 태고종 전국신도회 명예회장, 정진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