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종교 | 단군신앙운동은 다민족세계주의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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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1 | 작성일 | 16-09-21 15: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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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교, 대종사 조천 100주기 추모 학술회의 열어
박광수 원광대 교수·최윤수 삼일원장 등 발표…대종사 조명
“홍암의 단군신앙운동은 한민족 중심주의면서도 다민족 세계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모든 인류가 한 동포임을 강조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대종교(총전교 홍수철)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개최한 ‘홍암 나철 고유 신교 전승’이라는 주제의 대종사 순명 조천 100주기 추모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원광대 박광수(종교문제연구소장) 교수의 주장이다.
‘홍암 나철의 대종교 중광과 종교사적 의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 교수는 먼저 “홍암 나철(1863~1916)은 1909년 ‘단군교’를 세우고, 1910년 조선이 일본제국에 병합돼 식민지 통치를 당하자 교명을 ‘대종교’로 바꿔 단군신앙운동을 전개했다”고 소개했다.
박광수 교수가 ‘홍암 나철의 대종교 중광과 종교사적 의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그러면서 “일제치하의 조선총독부는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왜곡, 단군신화에 대한 부정, 경제적 침탈 등을 통해 조선왕조의 멸망과 함께 한민족 존립의 위기를 불러왔다”며 “이러한 국가와 민족의 위기 상황에서 홍암은 단군신앙운동을 전개, 이는 종교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3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가지 내용 중 첫 번째로 “종교의 시대정신과 관련해 홍암은 한민족의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단군신앙운동을 전개하면서 인류문명의 대전환을 이루고자 했다”고 밝혔다.
즉, 대종교를 중광해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실현하는 상생과 평화의 인류문명사회를 실현하고자 했다. 일제뿐만 아니라 약소국가와 민족을 찬탈하는 야만의 문명에 대항해 홍익과 이화의 문명사회를 만들기 위한 뜻을 펼쳤다는 것.
둘째로 “종교의례적 측면에서 홍암은 제왕중심의 제천의례에서 민중중심의 제천의례인 선의식을 부활시켰다”며 “선의식의 제천의례는 왕권중심의 의례가 아니라, 삼신일체의 존재인 단군한배검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민중이 참여하는 제천의례로 복원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홍암은 조선시대의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적 중화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한민족을 천손의 자손으로서 세계 인류의 중심이며, 독립국가로서의 민족적 자존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셋째로는 “종교사상적 측면에서 홍암은 환인·환웅·단군을 재해석해 삼신일체의 신앙과 수행의 길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이는 대종교인이 종교본연의 자세를 견지하면서 사회의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회적 고통’을 간파하고 해결해 가야 함을 의미한다는 것.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일제치하의 단군신앙운동이 식민지 한국을 위한 죽음을 무릅쓴 독립운동과 교육운동은 대종교의 중심적인 실천운동이었으며, 민중을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홍암의 단군신앙운동은 20세기 초 한국의 국가적 위기 상황과 한민족의 역사적 정체성이 혼미한 상황에서 일어났다”며 “홍암이 전개한 단군신앙운동의 특징들은 백봉의 단군신앙 전통과 한국 고대의 ‘한’사상을 수용하고, 한임·한웅·한검의 삼위일체적 신앙을 체계화하여 한민족 중심주의면서도 다민족 세계주의를 지향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암의 단군신앙운동은 한민족 중심주의면서도 다민족 세계주의를 지향하고 있는데, 이는 대종교가 국수주의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중심주의를 넘어서 조금 더 포용력을 가진 세계지향적 종교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박 교수는 “홍암은 한민족의 단군 시조와 전승된 역사를 밝히고, 삼위일체의 단군신앙운동을 전개해 일제치하의 한국인들에게 민족혼을 일깨우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대종교 최윤수 삼일원장이 ‘나철 대종사의 고유의 도의 계승과 도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단군시대부터 그 연원을 두고 계승돼 온 한국 고유의 도를 나철은 적통으로 계승 받았다”며 “나라가 망하는 국난의 시대에 나철은 고유의 도를 지키면 언젠가는 다시 살아난다는 신념으로 그 도를 보존하기 위해 대종교를 중광했다”고 설명했다.
또, “나철 대종사는 삼일신고의 도에 따라 종단을 이끌었고 한편으론 도학자로서 도학 발전에 공헌을 했다”며 “대종교를 중광한 후 그가 발표한 규례는 남의 종교도 포용하라는 대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 원장은 “구한말 신흥종교들은 그 종교들이 없었던 때에 고유의 신교의 전통 속에서 도를 닦아 도통해서 창교를 했으므로 그 창교자들이 닦던 도로 돌아가면 뿌리 종교인 신교가 될 것이다”며 “이는 신흥종교들이 하나의 도로 통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기에 종교 간의 대화가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날 학술회의에서 대종교 최경주 교화사는 ‘홍암 나철과 하느님 신앙’, 대종교 종학연구원 김정철 연구위원은 ‘나철의 신리대전에 나타난 신인합일 가능성’, 김상일 전 한림대 교수는 ‘인류는 멸종할 것인가 홍익인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한편, 학술회의에 앞서 열린 개회식은 홍암 나철 대종사 순명 100주기를 추모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은 추념사에서 “작금의 동북아 국제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한 상황이고 국운은 100년 전과 같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있다”며 “우리 후학들은 대종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국난을 극복해 시대적 사명을 다하고자 노력하겠으니 부디 편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암 대종사 순명 조천 100주기 추모 학술회의 전경. |
대종교 홍수철 총전교는 “홍암 나철 대종사의 종교사상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시 조명돼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대종사의 종교사상이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사상이고, 더 나아가 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사상임을 알리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회의는 홍암대종사 조천100주년 준비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보훈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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