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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 ‘내 그림은 웃으며 의좋게 살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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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15-05-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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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보다 큰 교육 없어”

행복한 마음으로 생활하면 어렵지만은 않은 인생






국내에 몇 안 되는 전통 선화 이수자로서 그림을 그려온 지 22년. 속세와의 연을 끊고 출가해 전통 선화의 달인이 되기까지 치열한 삶을 살아온 대한불교조계종 금강달마원 원장 금강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2006년부터 매년 자선 작품 전시회를 개최해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으로 어려운 아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어 화제를 모은바 있다.
이밖에 ‘삶의 여백을 채워주는 아름다운 생각’, ‘시리도록 아름다운 삶 정겨우면 얼마나 좋으랴’ 등의 저서 출간, 군부대 장병 인성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인(藝人)으로서 끊임없이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는 스님을 만나기 위해 강원도 인제군 북면 한계리 예술인촌을 찾았다. <편집자 주>

금강 스님이 메기의 환경 적응력에 감명 받았던 내용과 함께 메기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금강 스님은 국내 최연소 국회의원 사무국장(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어느 날 사직서를 내고 홀연히 서울을 떠났다고 한다. 본래 가톨릭 신자였던 스님은 서울을 떠나 무작정 내려간 전북 익산(당시 이리시)의 빈 사찰에서 5년을 지낸 후 불가에 입문,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 전통 선화 이수자로서 수행을 이어가고 있다.

스님은 22년간 그림을 그려온 전통 선화 이수자 겸 국군장병 인성교육 강사이기도 하다. 포교 활동의 주 무대가 다름 아닌 ‘군부대’라는 스님은 그림 외에도 25년 넘게 이 일에 매진해 왔다. 스님은 “스님이 포교를 하는데 있어서 대상자가 불자일 수만 없으며, 절에서 법회를 하는 것만이 포교라 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군부대에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초대를 받아서 간다는 스님은 “국방부에서 일정이 나오면 방문하는데 거기는 각자 종교와 관계없이 교육장에 모든 장병들이 다 모인다”며 “전국에 거의 가보지 않은 사단이 없을 정도로 많이 가봤는데 거기에 서는 것 그 자체가 포교다”고 설명했다.

종교 간 벽 허물고 갈등 해소해야

이어 “지금껏 군부대에 인성교육을 다니면서 한 번도 형식과 틀에 박힌 인성교육을 하진 않는다”며 “교육장소가 여의치 않다면 교회나 성당을 이용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장병들이 종교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게 하고 그저 편하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란다.

모든 종교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인데, 법당은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 되지만 성당이나 교회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도 된다. 그런 사소한 것부터 배려를 하고 싶다는 의지에서 꼭 성당이나 교회에서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스님은 교육에서나 사석에서도 ‘불교 신자가 돼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님은 “포교의 현장에서 ‘불교 신자가 되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지만 스님인 나로 인해 누군가가 가톨릭 신자나 기독교 신자가 됐다면 과연 그 사람이 불교를 적대시 하겠느냐”고 말했다.

스님은 “내가 하는 일은 종교간 구분 없이 종교간 서로 이해하고 편애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의좋게 같이 웃으면서 가자는 것이다”며 “종교 간의 벽과 갈등이 사라지는 일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행복한 마음으로 임하면 어려움 없어

22년 동안 전통 선화를 그려온 스님은 달마도를 그리는 스님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일본 달마도협회 고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님은 달마를 그리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스님은 “내가 그리는 달마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달마하고는 그 생김새가 많이 다르다”면서 “우리나라의 전통 달마도를 그린다”고 소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알려진 달마도는 중국에서 온 것인데, 한국 사람들은 그 달마도만 진짜 달마도인 줄 안다는 것.

이밖에 스님은 메기 그림을 많이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님은 한때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 몇 마리를 잡았는데, 군부대 인성교육 때문에 며칠 동안 집을 비웠더니 다른 종류의 물고기는 다 죽고 메기만 살아있는 것을 본 후 메기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한다. 사람들도 환경이 바뀌고 살기 힘들면 자살까지도 생각하는데, 1급수에만 사는 메기가 4급수 정도의 물에서 며칠을 버티며 살고 있는 그 적응력에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스님은 ‘사람들이 메기와 같은 삶을 살면 언제든 다시 재기를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메기 그림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있다고 한다. 스님은 “살아있는 메기를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선물을 할 수가 없어서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며 “메기 그림을 선물하기 시작한 후 이것을 받은 군인이 진급 못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작품 활동에 대한 스님의 열정은 대단하다. 지금은 어려운 일이지만 한 때 최고 9일 동안 밥도 거르고, 잠 한 숨 자지 않고, 물만 먹으며 작품에만 몰두한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도 3일에서 5일 정도로 잠이나 식사를 거르는 일은 지금도 거뜬하다는 스님.

이런 힘든 수행을 어떻게 할 수 있었냐는 물음에 스님은 “내가 행복한 것을 했기 때문에 피곤함이 없었다”며 “장병 인성교육에 가서도 군 생활을 즐겁게 하면 21개월 간의 복무기간이 빨리 지나고, 괴롭다 생각하면 21년이 된다는 얘기를 항상 한다”고 말했다.

자선 전시회 통해 어려운 아이들 돕고 싶어

금강 스님은 현재 ‘초록우산어린이재단후원단’ 상임고문이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자선단체들이 공연이나 전시회를 하면 수익금의 일부만 기부하는데, 스님은 100% 전액을 다 기부하고 있단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자선 전시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투명하게 전액을 다 기부하기 위해서라고.

지금까지 자선 전시회를 총 7회 했다는 스님은 7회 모두 수익금 100%을 전액 기부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것이 스님의 굳은 목표다.

이밖에도 스님은 “개인전은 4번을 했다”며 “4번 중에 제일 큰 전시회는 2005년 7월에 세종문화회관에서 했던 ‘마음으로 보는 선화’ 전시회였다”고 소개했다. 그 당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 화가가 몇 안 되는데 그중 3번째로 전시회를 할 수 있었다고 스님은 회상했다.

현재 금강 스님이 거처하고 있는 전시관 금강달마원의 모습.

후진 양성에는 항상 아쉬움 남아 

한국 전통 선화 이수자인 금강 스님은 후진 양성만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누구든 상관없이 무료로 가르치고 싶지만, 배우려는 사람도 많지 않을뿐더러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전통 선화 그리기 맥이 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님은 “몇 년 전 중앙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그림을 배우러 와 채 한 달도 안돼 다 떠났다”며 “한지를 구입할 자금이 없어 중도 포기했다”고 한다. 전통 선화 그리기는 한지만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선화를 제대로 그리려면 최소한 하루에 한지 비용이 무려 60만원 정도 소요된다는 것. 이점이 바로 전통 선화 배우기의 한계로 보인다.

스님이 초기에 배울 때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을 팔아서 9천만원어치의 한지를 구입했는데 지금은 불자들이 이곳에 올 때마다 구입해 가져다 주기도 한다. 선화 그리기가 익숙하기까지 소비되는 비용이 무한적이라는 스님은 이것이 바로 맥이 끊어지는 이유라고 한탄했다.

소원 기도 말고, 부모에게 효도해야

끝으로 스님이 전하고 싶은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기 종교에 따라 교회나 절에 가서 비는 소원 기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라는 것이다. 스님은 “진급, 승진, 합격 등을 위해 기도하고 부적도 쓰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해서 이뤄지는 건 0.1%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며 “그게 되면 다 진급하고 승진하고 합격하지 안 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님은 “가장 바른 기도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오늘 하루 지켜주시고, 좋은 일만 하게 해 주시고’, 일과후엔 ‘오늘 행복하고 안전하게 잘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 기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기도하면서 부탁하는 것이 없다는 스님은 어떻게 보면 이렇게 기도 하는 것이 제일 큰 부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찰에는 1년 열 두 달 한 번도 오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의 부모를 찾아뵙고 효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계시든 돌아가셨든 부모님께 감사하고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스님은 “부모 모시기 싫어하고 부모한테 잘못하는 사람, 또 술 냄새 풍기면서 자식에게 못난 모습만 보이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절에 오면 꼭 복 받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며 “만약에 이런 사람들에게 복을 줬다면 그건 신이 아니라 악마일 것이다”고 익살스레 말했다.

끝으로 금강 스님은 “가정에서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교육은 부모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효도하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며, “부부 간에도 서로 사랑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도 참된 교육이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출처

종교신문 http://bit.ly/1If1T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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