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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 도시인은 번잡함을 벗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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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1 작성일 14-09-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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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명상하러 서울 북촌에 가는 이유는

외국인 선방, 명상프로그램…인기 상승 중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One Circle Community 외국인 선방(OCC 외국인 선방)이라는 명상프로그램으로 쉽고 재밌게 원불교의 교리를 전하고 있는 송상진 교무를 만났다.
현재 송상진 교무는 원불교 지도자를 양성하는 전남 영광 소재 영산선학대학교 교수로 원불교 교리를 영어로 강의하고 있다. 주말마다 서울로 상경, 삼청동 북촌에 위치한 은덕문화원에서 외국인 대상 OCC(일원상 공동체)선방을 지도하고 있다.<편집자 주>

-자기소개를 하자면.

1979년 캐나다 토론토 출신으로 현재 원불교 교무다. 교무는 불교로 말하면 승려, 개신교로 말하면 목사와 같은 역할이다. 현재 원불교로 출가를 했고, 하나 있는 언니가 결혼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선학대학교에서 간사로 1년, 석사예비과정 1년, 석사과정 2년, 총 4년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서울대 동양철학 석사과정, 원광대 원불교학 박사과정을 했다. 그리고 현재 영광의 영산선학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서울 삼청동 은덕문화원 법당 마루에 앉아 있는 송상진 교무의 모습.

-‘OCC선방’은 뭘 하는 곳인가.

먼저 OCC는 ‘One Circle Community’의 약자인데, 일원상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일원상이란 원불교에서 말하는 핵심 교리로, ‘진리는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은 하나인데 세상은 다양한 지역과 문화가 존재하게 되고, 그에 적응한 사람들은 그만큼의 다른 성향을 갖게 됐다. 서로 다른 성향에 호응하려다보니 다른 종교가 생겨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선방은 ‘마음 자유’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바쁜 도시에 살면서도 평안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에 살면서도 바쁘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은 다 스스로의 마음상태가 어떠한가에 따라 다른 것이다. 선방은 그런 마음의 힘을 기르는 곳, 마음을 공부하기 위한 곳, 마음의 자유를 얻기 위한 곳이다.

그렇다고 이곳이 명상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명상은 24시간동안 계속 해야 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24시간동안 명상을 하면서 그에 따른 발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선방의 역할은 포교에 있는가.

선방을 하는 목적은 어쩌면 단순하다. 경험했던 것, 배웠던 것을 나눠주는 것이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화에 항상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원불교 내부 외부를 모두 통틀어도 외국인을 위한 명상 커뮤니티 단체가 별로 없었다. 더불어 원불교의 교리를 알리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한 번 해보자! 힐링하는 시간을 만들어보자!’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적으면 3명 많으면 7명 정도의 규모였다. 하지만 지금은 25명 정도가 꾸준히 모이고 있다. 초창기에는 외국인 친구들만 있었는데, 점차 한국 사람도 많이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진행은 영어로 한다. 솔직히 영어 때문에 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건 외국인들만 있을 때보다 한국 사람이 섞였을 때 더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소그룹으로 나눠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모임이 되어 더욱 좋다.

-매주 수행의 테마는 바뀌는지.

지난 2011년에 시작했으니까 선방을 진행한지 3년이 됐는데, 그 때부터 꾸준히 나오던 친구들 3명에게 ‘너희들도 지도를 해봐라’라고 한 번 얘기를 꺼내봤다. 지도자가 되면 성장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3명 각자가 가장 잘하는 내용들을 테마로 정해 한명은 미술, 한명은 춤, 한명은 도심 속을 걸어 다니는 바이킹을 선방의 주제로 하고 있다.

이번 주의 주제는 ‘유념’이었다. 다음 주까지 실천하는 것인데,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하기’로 설명할 수 있다. 남을 험담하길 좋아하는 사람이 그 버릇을 유념해 턱밑까지 차오른 그 험담을 하지 않는 것, 다리를 떨지 않기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현재 선방은 내가 하는 명상과 3명이 맡은 주제, 총 4개가 돌아가면서 진행되지만, 올 가을부터는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원불교 교리를 간단하게 가르칠 계획을 갖고 있다.

-원불교와 인연된 계기가 무엇인지.

캐나다에서 자랄 때 아버지가 원불교 신앙을 하고 계셨는데, 원불교 3대 대산종사님과 친분이 있어, 방학 때마다 아버지와 한국에 같이 와서 대산종사님을 만나곤 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원불교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 것 같다.

캐나다에서 2000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왜 아버지는 하필 지금 이 순간, 이 때, 여기서 돌아가시게 됐을까, 왜 난 토론토에서 살지? 왜 언니가 한 명 뿐이지?” 등을 고민하면서 영적인 것에 관심이 쏠리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출가를 결심하게 됐다.

-결혼은 했나.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니 부모님이 어느 정도 나의 결혼에 대한 미련을 버리셨지만, 20대 때는 어머니가 내가 결혼하기를 무척 원하셨다. 당시 내 나이 또래 사람들의 결혼 소식들을 접하면서,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 딸의 모습에 서운함과 아쉬움을 느끼셨던 것 같다. 어머니가 결혼을 간절히 원하니 고민이 많이 됐지만, ‘교무’로서의 사명이 더 크다고 여겨 확고하게 결심을 하게 됐다.

가정을 꾸리게 되면, 내가 가진 한정된 에너지를 사명과 가정에 나눠야 하니, 원불교의 교무라는 사명에 모든 에너지를 쏟기 위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결혼 여부의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원불교의 교무가 결혼하지 않는다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교무직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내 모습에 참 행복하고 만족스럽다.

 

원불교 송상진 교무가 서울 삼청동 은덕문화원 선방에서 수행 자세를 취하고 있다.

-명상프로그램은 서울 북촌 은덕문화원에서 진행이 되지만, 지내는 곳은 영광이라고 들었다. 영광에서 주말마다 이곳에 오가는데 그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원동력은 뭔지.

2011년도에 처음 이 OCC선방을 시작할 때는 이태원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점차 아래 지방으로 내려가게 됐는데 점차 이동거리가 멀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매주 OCC선방을 진행하면서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피곤하지 않다.

OCC선방에 빠지지 않고 매주 나오는 사람들이나 새로 온 사람들을 만날 때, 또 참석한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거나 참석자들 스스로가 변하는 모습을 볼 때면 오히려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물론 몸은 버스로 3시간 반이나 걸리는 시간을 소비하면서 서울에 오지만, 참석자들이 느끼는 행복 같은 것을 알게 되면서 참석자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양보다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받는 양이 더 많기 때문에 먼 거리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원동력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

특히, 이 모임에 원불교인들은 거의 없다. 무교이거나 불교, 기독교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분들에게 원불교 교리를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보니 원동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

-선방을 하는 장소가 은덕문화원인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태원에서 선방을 한다는 것을 안 이곳 원장님께서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데 왜 굳이 다른 곳에서 하느냐며 자리를 내 주셨다. 덕분에 좋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외국인들을 맞이할 수 있으니 너무 좋다.

-원불교의 ‘영산성지’로 일컫는 전남 영광에서의 미션은 있는지.

영산성지 근처에 선학대학교를 비롯해서 성지관리사무소, 박물관, 성지 등 주변에 다 몰려있다. 지금 교수로 재직 중인 선학대학교는 예비교무들을 가르치는 곳으로, 원불교 교무를 양성하기 위한 4년제 교과과정의 대학교다. 강사로서 계속 강의를 해오다, 올 초부터 정식 교수직을 맡게 됐다.

선학대학교에서 교수가 되려면 일단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여야 하고, 선학대 총장의 인정이 필요하다. 물론, 학생들의 지지나 인기가 따르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현재는 일반 기초 영어수업과 원불교의 교리를 서양문화와 연결시킨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매년 학생들과 함께 1개월간 미국연수를 다녀오고 있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미국 필라델피아 선학대학교에서 선교를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 준비과정을 밟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노력중이다. 빠른 시일 안에 그 꿈을 이루어 미국에 가서 선교를 하고 싶다.

정리=김성원 기자


출처

종교신문 http://bit.ly/W93Y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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