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 일제 강제폐간된 '개벽' 창간 100주년…"민족 독립의지 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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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7-03 1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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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당시 국내 출판·문화운동을 주도했던 월간지 '개벽(開闢)'이 25일로 출간 100주년을 맞았다.
천도교에 따르면 이 잡지는 1920년 6월 25일 민족종교인 천도교가 창간했다. 1919년 3·1운동 여파로 중앙총부 간부들이 대거 구속된 천도교는 청년 조직인 '천도교청년교리강연부'를 설립했고 개벽의 창간은 이곳에서 싹을 틔웠다.
제호는 천도교의 개벽사상을 뜻한다. 천도교의 이념 구현에 뜻을 두면서도 종교적 색채를 나타내지 않은 채 사회 계몽에 주력했다.
하지만 개벽지는 발행 첫 호부터 일제에 의해 모진 수난을 겪다 창간 6년만인 1926년 8월 통권 27호를 끝으로 강제 폐간됐다.
개벽지는 창간호가 압수돼 임시호를 낸 것을 비롯해 발매금지 34회 외 삭제, 벌금, 정간 등의 탄압이 잇따랐고, 초기 4년간 발행된 43만4천여권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11만2천여권이 일제에 압수됐다.
잡지를 냈던 개벽사는 1926년 폐간 이후 1934년과 1946년 두 차례에 걸쳐 속간에 나섰으나 명맥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개벽 복간 시도는 1967년과 이듬해에도 있었으나 실행까지 가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벽지는 종합교양지였으면서도 문학지 같은 특성이 돋보여 국내 근대 문학발전에 공헌했다는 평이 나온다.
염상섭, 나도향, 현진건, 김동인, 김소월, 최서해 등 많은 소설가와 시인이 개벽에서 창작활동을 했고, 외국의 풍속이나 사상이 소개되는 장이기도 했다. 나라 밖 이야기에 밝지 못했던 독자들이 앞선 나라들의 소식을 접하며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도운 등불이었다고 볼 수 있다.
천도교 중앙총부
개벽의 영향으로 이후 '신여성'과 '조선농민', '어린이', '별건곤' 등 다양한 전문잡지들이 출간돼 신문화운동으로 이어졌다.
천도교청년회 이재선 회장은 '개벽 창간 100주년' 기념 인사를 통해 "'개벽'은 천도교의 핵심교리인 인내천 등으로 일제 치하의 참혹한 현실에서 민중을 해방시키고자 정신·민족·사회의 개벽을 통한 사회개혁을 설파하고, 민중의 독립의지를 함양한 선구자였다"고 평가했다.
천도교는 올해 개벽 발간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으나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모든 행사를 오는 가을로 연기했다.
천도교 관계자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기념식과 문화행사를 뒤로 미루게 됐다"며 "오는 9∼10월께 개벽 발간 100년을 짚어보는 학술대회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