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교화합운동의 선구자 능가(能嘉) 스님이 윤초파일 하루 앞둔 29일 오전 9시 30분 경 범어사 내원암에서 입적했다.

법납(法臘) 70세, 세수 97세.

한경직 목사, 강원룡 목사와 더불어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종교화합운동에 앞장서온 능가스님은 다른 종교지도자와의 대화를 시작하고 설득하여 1965년 12월 21일 한국종교협의회를 창립하였다.

능가 스님은 한국종교연구협회(현 한국종교협의회)의 초대회장으로 취임사에서 “과거 각 종교 간에 왕왕 있었던 질시, 의혹, 배타적 태도는 이 협회의 창립을 계기로 일소되게 되었다”라고 하면서 “국민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종교인들이 함께 손잡고 웃는 낯으로 공동의 목표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종교평화와 종교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였다.

이어진 활동에서 능가스님은 ‘종교계’란 잡지를 발간하여 일반인들에게 종교간 평화운동의 중요성을 알렸다. 창간호는 ‘대중과 종교’, ‘종교와 사회참여’, ‘종교인의 자세’, ‘6대 종교인의 대화’등을 특집으로 하여 출판하여 종교문화의 성숙에 앞장섰다. 

(능가 스님이 발행인으로 출발한 잡지 '종교계')

1923년 충북 괴산에서 출생한 능가 스님은 일본 와세다대학교(早稲田大學校) 법학부 졸업 후 1950년 동산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범어사 주지와 동산문도회 문장을 역임했다. 삼보불교재단을 설립, 불우이웃과 소외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복지 증진에 앞장서 지난 2008년 제20회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능가 스님의 빈소는 범어사 내원암 제일선원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오는 6월 2일 범어사 문도장으로 봉행된다.

한국종교협의회 21대 이현영 회장은 홍윤종 사무총장과 함께  능가스님의 종교평화운동의 동지인 홍파스님과 동행으로  한국종교연구협회 초대회장인 능가 스님 참배를 위해 범어사를 찾았다.  

왼쪽부터 대한불교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금어선원 인각스님, 한국종교협의회 이현영 회장